서른즈음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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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8.10.24 23:2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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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세상에 영원한 게 있긴 한걸까.
끊임없이 바람에 잎사귀는 팔랑이고
무엇하나 멈추지 않은 채 약동하는 이 세상에서
2018.10.18 파아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들
그런 날씨에 세 사람은 한 곳에 모였고
산을 오르기 시작했다.
어려운 코스는 아니었기에 금새 목적지에
다다를 수 있었고, 그 날 우리는 땅의 끝을 보았다.
산등선을 타고 폭포처럼 흐르는 구름들
어여쁘게 물든, 헤아리기 힘든 단풍들이
빛에 터져나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.
저 멀리, 바다는 울렁이고 있었고
새하얀 가로 줄기만이 가까스로
물보라임을 짐작케 할 수 있었다.
우리 세 사람은, 아니 그 중에 나는
한 곳에 걸터 앉아 잠시동안 그렇게
세상을 바라보았다.
마치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.
세상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었다.
'이대로 지속되기를'
가볍게 곱씹었다.
하지만 오른자는 내려가야만 하는 법.
어느 덧 서른즈음의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
후일을 기약하며 내려가기 시작했다.
맨 뒤에서 앞서 내려가는
두 친구의 뒷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.
나도 그러다가 구경당했겠지.
10년을 훌쩍 넘긴 우리의 관계가
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진 잘 모르겠다.
세상은 한 치 코앞도 보기 힘듦으로,
나 어찌 단언 할 수야 있겠냐만은
그래도 내게 기회가 주어져
감히 얘기할 수만 있다면야
진심으로 오랜 시간을 함께
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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