Alc 4.5%
435
2020.04.07 18:0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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★★
여느 때와 같이 예쁜 글라스 잔으로
술을 천천히 들이 붓기 시작한다.
넘칠 듯, 말 듯하게.
그리고 뜨거워진 속을 달래고자
급히 밀어 넣기 시작한다.
그 서늘함을.
별로 취한건 아닌데,
그냥 문득 드는 생각.
취한다는 건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.
고민해 본다.
이 순간의 고통을 잊게 만들지만
이 순간의 소중함도 잊게만드는게 술
결국 가려마시지 않는다면
큰 고통이 따르는게 아닌가 싶다.
어린 왕자가 만난 술꾼은
'내가 부끄럽다는 것을 잊기 위해'
술을 마신다고 했다.
왜 부끄럽냐고 물으니
'술을 마시는 내가 부끄럽다'고 답 한다.
술이라는 늪에 빠져 자기 자신을 잊고자
하지만, 결국 자신을 영원히 잃어버리는.
술은 세상으로부터 도망쳐
이 세상에 제대로 발 딛지 못하게 한다.
마치 지금의 나 처럼.
취하면 취할 수록 무언가에 멀어지는 느낌.
하지만,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
진통제가 필요했었던 게 아닐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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