호수 학선 메일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0 395 2018.03.24 02:00 관련링크 - 관련링크: http://www.youtube.com/v/[아이디]?version=3&autoplay=1&loop=1&hl=ko_KR&re… 0회 연결 관련링크 - 관련링크: http://www.youtube.com/v/[아이디]?version=3&autoplay=1&loop=1&hl=ko_KR&re… 0회 연결 짧은주소 - 짧은주소: https://bigmaniya.cafe24.com/bbs/?t=y 주소복사 × 짧은 글주소 복사 Note! 위 주소를 드래그, 복사(Ctrl+C)하여 사용하세요. 이전글다음글 목록 답변 본문 ------ 얼굴 하나야손바닥 둘로푹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호수만 하니눈 감을 밖에 (정지용 - 호수) 내가 처음으로 '시'라는 것에 푹 빠지게된 그 날은 십여년 전 무더운 여름이었다. 발레를 하던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처음 겪어보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패대기 쳐져힘을 잃어갈 때 쯤, 우연히 내게로 찾아온'호수'의 표현이 그렇게 놀라울 수가 없었다. 그때는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귀뚜라미소리가 한 여름 밤 공기를 가를 때도늘 그 아이 생각에 열이 올라 끙끙거렸고 모두가 그 아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니나 역시 그 아이를 좋아하는 것이별 것 아닌 일이 될 것만 같아그저 나 혼자만 알고 있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방으로 들어와 어둠 속에서 스탠드를 켠채MP3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취해밤이 지나기까지 전해지지 않을 편지를 쓰는게 전부였기에 '호수'의 그 절제된 담담함은그 모든 고열을 씻어주는 듯 했다. '문학'이란 것에 이전과 달리 진지하게 접하기 시작하면서동시에 다시는 그토록 처절하게 나 자신을 몰아가지 않겠노라고다짐했건마는 여지껏 한 번도 달라진 적이 없었다 그러니깐, 지금 또 한 번 그 감기가 들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그때에 비하면 조금 덜 당황스러워 하고 덜 상처받겠지만여전히 두 눈만 감은채 웃고만 있는 내가 그저 한심해서 살다보면 한 번씩, 분명히 있다.모든 것들이 허무하다고 느껴질 때가. '마음에 구멍이 나있다.'라는 말 처럼 적절한 표현이 또 어디에 있을까. 그래, 내게도 구멍이 나있다.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질 않는공허함이라는게 나를 모조리 빨아들인다. 끊임없이 드는 잡생각들.스스로에 대한 혐오감, 그리고 좌절감. 묵묵히 열심히 살고 남들 앞에 스스로를낮춘 내 성격이 원망스러운 적이 있었고. 마음에 든 사람에게 다가가지도 못한채스스로 단념해야 했던 수 많은 상황들이주마등처럼 내 머릿 속으로 쏟아지고 또 쏟아진다. 밤새 밀려들어오는 나의 추억들이어두운 밤보다 더욱 깊어만 간다. 삭히고 또 삭히고끓이고 또 끓이고. 그렇게반복하기를,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마음에 새벽녘 밖으로 나와 전조등 아래에서서성이다 갑자기 떠 오르는 생각. 그리워 함이 깊어질대로 깊어지면,별이 뜨거나, 꽃으로도 피어난다는 것을너도 나처럼 알고 있긴 하는지. 앞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너 하나 이제 그만 잊으라하였지만서도, 마지막까지 보고픈 마음 호수만하여두 눈 감기로 하였다. --- P.S나도 정지용의 호수라는 시처럼그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그 마음 담담하게 '시' 한 편으로 훨훨 승화시킬 수 있을 날이 내게도 찾아올지 의문이다. 마지막으로 숨겨두었던 시 하나 풀어내며, 너란 꽃을 바라보는 눈길이얼마나 많았을까. 더러 그랬던 것처럼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려보고 네가 보고파간절한 맘으로 잎과 뿌리에물을 주었건마는, 늘 곁을 떠나지 않는 바람만 못했었구나. 2018.03.24 --- 힘내자. 모든 게 잘 될거야.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.